㈜에이유는 2019년 창립된 스타트업이다. 카이스트 석박사 출신의 인재들이 모여서 정교한 RF 레이더 센서를 기반으로 차량 탑승자에 대한 정보를 식별해내는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그 결과 재작년 ‘도전! 케이(K)-스타트업 2021’ 왕중왕전에서 대상(대통령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도 혁신상을 받아 기술력과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탑승자의 생체 데이터를 센서로 감지하여 안전 및 대처 정보를 알려주는 에이유의 시스템은 앞으로 활용범위가 무궁무진하다. AU (Astronomical Unit ; 천문단위,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라는 회사의 이름처럼 상상의 끝까지 도달하고자 꿈꾸는 ㈜에이유의 김백현 창업자 겸 대표를 만나 보았다.
차량용 레이더 센서라고 하면 차량 외부의 접촉이나 움직임을 탐지하는 센서가 일반적일 것 같은데, 에이유는 주로 차량 내부에 초점을 두고 센서를 개발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다른 레이더 관련 업체와 마찬가지로 저희 회사도 차량내부(인캐빈; In-Cabin) 뿐만 아니라 차량외부(아웃캐빈; Out-Cabin)에 대한 레이더 센서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다만 첫번째로 공개한 인캐빈 레이다 센서가 예상보다 큰 관심을 받고 몇 차례 의미 있는 상을 받아 많이 알려졌고, 아웃캐빈 제품들은 아직 상대방과의 계약 조건 등의 문제로 공개하기 어려워서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우선 제가 처음에 레이더 쪽으로 집중하게 된 것은 제 전공과 관련이 깊습니다. 제가 박사 과정에서 레이더에 관심이 많아서 연구 주제로 선택을 하게 됐습니다. 그때 레이더를 공부하면서 보니 이미 이 부문에 대해서 많은 연구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었고, 특히 해외에는 이미 아웃캐빈 쪽의 레이더가 굉장히 잘 발전되어 있어서 저도 그런 선진 사례들을 이용해서 공부를 했었습니다.
창업을 계획하면서, 처음 제품으로는 기존에 레이더 센서의 강자들이 이미 다양한 형태로 진출해 있는 레드오션 시장보다는 새로운 시장을 찾아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인캐빈이라는 새로운 테마가 가능성이 있어 보였고, 인캐빈에서도 사람의 신체와 관련된 생체 인식, 즉 바이오메트릭스(biometrics)와의 연결에 관심을 갖게 되어서 인캐빈 탐지 시스템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신체 감지라고 하는 건 예를 들어서 심장 박동이나 호흡을 감지해서 어떤 필요한 시스템이 작동하게 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이 제품의 시장을 확대해 갈 계획이고 다양한 아웃캐빈 센서도 개발하여 회사를 성장시켜 나갈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술적인 면에서 에이유의 레이더 센서는 다른 레이더 및 라이더 센서들과 비교해서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고, 그런 기술이 에이유 제품을 사용할 때 다른 제품과 어떤 차별성을 제공할 수 있는지요.
요즘은 어떤 산업이든 인공지능(AI) 기술이 화제다 보니 자율주행차에도 데이터 학습 방식을 통해 과업을 수행하도록 훈련하는 AI 기술을 적용하려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나 지금 인캐빈 시장이든 아웃캐빈 시장이든 이런 임베디드 하드웨어(embedded H/W)의 하나인 레이더 단품 쪽에서는 사실 AI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AI를 사용해서 양산까지 하게 됐는데 불량이 나게 되면 대응을 하기 힘들기 때문이죠. AI 자체가 시행착오적으로 데이터를 학습한 결과이기 때문에 불량의 정확한 원인을 분석해서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희 에이유는 모든 신호 정보 처리를 저희가 자체적으로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강점은 앞에 말씀드린 생체 신호를 정확하게 추출하는 기술을 베이스로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차량 내부라는 환경에서 생체 신호를 검출하는 것도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아요. 예를 들면 차량이 흔들리는 정도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데, 실제로 차를 가만히 세워 두더라도 바람이 강하게 불거나 아니면 주변에 큰 차가 지나가면 차가 흔들리게 되잖아요. 이때도 사물이 흔들리는 것과 사람의 생체 신호가 흔들리는 것을 명확하게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또 차량 안에 물이 있다고 하면 물이 흔들리면 어떤 특정 구간에서는 그것이 움직이는 프리퀀시(주파수)가 호흡이나 심박과 비슷하게 나오게 되는데 이때도 사물과 사람의 신호 데이터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하는 거예요.
그리고 그런 생체 데이터를 근거로 하는 알고리즘을 짜야 되는데, 그 알고리즘 구현 능력을 저희가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드웨어 면에서는 일단 레이더 칩 자체는 해외에서 사오고요, 그것을 이용해서 측정용 센서를 만드는 건 자체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또 하드웨어를 만들 때는 다 표준 규격이나 신뢰성 규격이 있어서 규격에 맞춰 정확하게 설계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역시 자체적으로 설계하고 있습니다.
완성차 메이커들이 주도하고 있는 자율주행차의 개발과 관련하여, 에이유의 레이더 센서는 자율주행차의 어떤 기능을 대체하거나 또는 보완하는 제품이 될 수 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저희가 개발한 인캐빈 레이더를 장착을 하다 보니까 처음에는 이게 차 안에 유아가 있는지 없는지 감지하는 정도로 국한이 됐었는데, 점차 저희 레이더를 이용해서 자율주행 쪽에서도 어떻게 활용할지 실제로 자동차 회사들과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하고 있어요. 첫 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중에 하나가 차량 안의 생체 신호를 감지하는 레이더를 이용해서 어떤 좌석에 사람이 앉아 있는지, 몇 명이 앉아 있는지 자동으로 인식하는 것입니다. 이제 자율차가 본격화되면 사람이 반드시 운전석에 앉아 있지 않을 수 있고요. 그리고 로봇 택시 등이 나오게 되면 시트 중 어디에 누가 앉아 있는지, 차량 안을 관제하는 것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로는 자율주행차가 발전하면 좌석의 위치가 자유로워집니다. 지금은 앞뒤로 조금씩 움직이는 정도이지만 조금만 있으면 뒷열 좌석 같은 경우는 완전히 뒤로 넘어가기도 하고 한쪽으로 몰리기도 하고 다양하게 움직일 수가 있게 될 거예요. 그래서 시트의 위치도 확인을 하면서 어느 시트에 사람이 앉아 있는지 아닌지도 확인할 수 있는 식으로 확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율차가 진행되면서 운전자가 핸들에 손을 대고 있는지 아닌지도 큰 이슈입니다. 물론 정전기 타입, 무게 타입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이제 레이더로 쉽게 탐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터치를 기반으로 하는 게 아니라 레이더를 이용해서 형상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 정확하게 볼 수 있어요.
그리고 하나 더 있다면 최근에 자동차의 배터리 용량도 커지고 전압도 높아지고 성능이 높아졌다 하더라도 제너레이터의 한계 때문에 전력의 효율화도 필요하게 되었죠. 예를 들면 디스플레이가 평소에 꺼져 있다가 사람 손이 가까이 가면 자동으로 켜진다던가 하는 식으로 전력을 아끼면서도 첨단화되는 부분에 계속 레이더가 활용이 되고 있습니다.
자동차와 관련된 핵심적인 부분의 개발에 대한 주도권은 계속 완성차 메이커들이 갖고 가져갈 것 같습니다. 그런 원칙은 아마 안 바뀔 것 같고요. 자동차라는 제품이 안전과 생명에 직결된 것이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이 함부로 어떤 제안을 받아서 일을 하거나 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다만 일부 보완이나 편의성 향상 측면에서 필요한 부분은 선행 단계부터 같이 협업을 합니다.
회사의 제품을 자동차 시장 뿐만 아니라 스마트홈 또는 홈케어 시장으로도 확대할 계획으로 보입니다. 에이유의 사업이라는 측면에서 두 시장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에이유의 목표는 독자적인 레이더 센서 기술을 통하여 사람의 안전을 지켜주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여러가지 응용방법을 구상하고 있지만 우선은 오토모티브 부분에 초점을 맞추려고 합니다. 다수의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데 오토모티브 프로젝트가 대부분 B2B 성격이기 때문에 거기에 집중하고 나서 나중에는 B2C 부문으로 확장하는 것도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해양(선박)이나 기차 같은 타 산업분야에서도 문의가 많지만 산업이나 시설마다 인증체계도 다르고 기술적 요구사항도 완전히 다른 것 같아서 현재로서는 자동차 쪽 사업부터 구축을 완료하고자 합니다. 저희도 지금 계속 제품을 개발하고 양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는 과정에 있는데, 저희 나름대로의 시스템 구축 기준이 확립되면 아마도 다음 분야로 확장하는 게 좀 더 편해질 것 같아요. 하나 하나 단계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되지, 한 부문도 완벽하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여러가지를 다 하려면 감당하지 못할 것 같아요.
스타트업으로서 흔히 얘기되는 데스밸리(Death Valley)라고 하는 것이 있었다면 고비를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앞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어떤 것들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저희가 창업한 지 4년 밖에 안됐기 때문에 스타트업으로서의 어려움은 지금도 겪고 있고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저희가 완전히 플러스(이익실현) 상태가 될 때까지 계속 겪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 목표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고, 지금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기 위한 방법으로 자금조달 면에서 투자받는 것이 가장 공통적으로 필요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스타트업으로서 초기에 교과서적으로 수행해야 할 일들은 착실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정부지원과제를 수행한다든가 일정한 수준의 매출을 일으킨다든가 하는 여러가지 사항이 단계별로 있습니다. 그리고 특정 회사들의 프로젝트와 관련된 개별계약상 의무사항들을 통해서 계속 저희 목표를 채워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저희는 아직까지는 데스밸리를 탈피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계속 긴장을 늦추지 않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집중하고 있는 중입니다.
사실 중간목표나 펀딩을 위해서 스타트업들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K-스타트업 경진대회나 CES 같은 행사에 참여하는 건데, 저희는 그 덕분인지 다행히 Pre-Series A 단계로서는 상당한 금액의 펀딩을 받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저희 단계나 규모로는 Series A라고 하기도 하던데 저는 Pre-Series A라고 말하고 있고요, 저희 기술과 사업의 가능성을 믿고 투자해주신 분들에게 보답하고자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 취재/글 박동원 기자